자유한국당이 국민에게 당 정책을 친근하게 전달하려는 취지로 만든 애니메이션에 벌거벗은 문재인 대통령을 등장시켜 파장이 일고 있다.한국당은 28일 국회에서 ‘오른소리 가족’ 제작발표회를 열고 인형극과 애니메이션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애니메이션 ‘오른소리 가족-벌거벗은 임금님’(사진)엔 문 대통령으로 보이는 캐릭터가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나온다. 임금님은 간신들이 가져온 ‘안보 재킷’ ‘경제 바지’ ‘인사 넥타이’를 매고 즉위식에 서지만 실제로는 벌거벗은 상태였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영상 속 백성들은 임금님이 벌거벗은 상태로 즉위식에 나선 모습을 보고 “안보, 경제, 외교, 인사 다 망치더니 결국 스스로 옷을 벗었구먼”이라고 조롱한다. 자신이 벌거벗었다는 사실을 알아챈 문 대통령 캐릭터는 “내가 이렇게 바보 같았다니”라고 말하며 쓰러진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닮은 캐릭터가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도 그려졌다. 문 대통령 캐릭터는 이를 보고 “조 장관이 은팔찌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말한다.
애니메이션은 오른소리 가족 캐릭터들이 구연 동화를 하는 방식으로 전개됐다. 오른소리 가족은 한국당이 발표한 당의 공식 캐릭터로,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 딸 등의 3대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당 차원의 가족 캐릭터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하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상대를 깎아내림으로 자신을 높이려고 하는 것이 과연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어울리는 정치 행태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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